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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알고 입자 밥풀 갬성! 메종 마르지엘라 넘버링의 의미는?

독일군 레플리카 스니커즈, 스티치 지갑, 넘버 링 등 메종 마르지엘라는 몰라도 한 번쯤은 본 적 있을법한 아이템들입니다. 메종 마르지엘라(MAISON MARGIELA)는 ‘해체주의’라는 새로운 패션을 도입해 기존의 패션의 관습에 도전한 브랜드입니다.

 메종 마르지엘라의 창립자인 마틴 마르지엘라에 대해서 조금 들여다보자면, 1959, 벨기에의 한 지역에서 향수 가게의 아들로 태어나 앤트워프 왕립 예술 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1997년엔 에르메스의 장 루이 뒤마 회장에게 발탁되어 에르메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었죠. 장 회장은 마르지엘라를 보면서 "명마를 위한 훌륭한 기수"라고 칭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어린 나이에 에르메스의 회장에게 신임을 받으며 성장한 마르지엘라. 그는 에르메스를 위한 고급스럽고 전통적인 개념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동시에 자신의 테일러링 실력을 발휘하였는데, 특히 가죽과 캐시미어 재질의 사용에 있어서는 질과 우수성을 인정받기도 했습니다.

마틴 마르지엘라는 얼굴 노출을 극도로 꺼리는 편이라, 인터뷰를 메일로 하는 등 굉장히 폐쇄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그런 그의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은 마르지엘라의 라벨에서도 드러납니다. 로고 플레이를 확실히 보여주는 여타 브랜드와는 다르게, 마르지엘라는 1번부터 23번이 새겨져 있는 모슬린 소재의 라벨만 사용하고 있죠

네 귀퉁이에 놓인 어딘가 엉성한 라벨. 이는 일명 '밥풀 갬성'이라는 마케팅 전략으로 작용하여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과를 이끌어내었습니다마르지엘라 만의 넘버 라벨 디자인과 스티치는 어느새 마르지엘라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자리 잡게 된 셈이죠.

메종 마르지엘라의 넘버링을 보면서 동그라미가 쳐진 숫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궁금하셨을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이들은 각기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 각각은 내용, 작업 방법, 기술의 차이에 따라 1부터 23까지의 숫자들로 정해졌다고 하는데요, 0 100% 핸드메이드 제작의 여성 컬렉션, 3번은 향수, 4번은 여성을 위한 의상, 8번은 안경, 10번은 남성 컬렉션, 11번은 가방을 포함한 액세서리 컬렉션, 12번은 주얼리, 13번은 굿즈와 출판물 컬렉션, 14번은 남성을 위한 컬렉션, 22번은 슈즈 컬렉션을 의미합니다.

 마틴 마르지엘라에 대해 더 알아보자면, 1980년대, 처음 파리 패션계에 데뷔한 그는 "해체주의(Deconstructivism)"라는 새로운 개념의 의상을 선보였었는데요,  그의 새로운 방식에 대해서 일각에서는 새로운 도전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무모한 옷의 해석이라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렸습니다.  호평의 여론이 더 강해지고, 마르지엘라는 2000년대를 지나오며 그들만의 뚜렷한 색채가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게 됩니다그리고 이 시기, 현재 베트멍의 수장이자 발렌시아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자리에 있는 디자이너 뎀나 즈바살리아 메종 마르지엘라에서 함께하며, 해체주의의 기초를 다져갑니다.

 이후 마틴 마르지엘라가 은퇴하고 2015년경, 디올, 지방시 등의 디자이너였던 존 갈리아노가 마르지엘라의 자리에 앉게 됩니다. 디올에 있었을 때부터 갈리아노의 디자인에 대한 기대는 엄청났었는데요, 존 갈리아노의 입성 후 메종 마르지엘라는 그 기대감을 상당히 충족시켜주며, 브랜드의 가치를 더욱더 끌어올리게 됩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마르지엘라는 해체주의의 정석이자, 표본으로 정립되며, 오프 화이트, 베트멍 등의 트렌디한 브랜드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합니다. 

최근에 이르러서 메종 마르지엘라는 해체주의를 지향하는 독창성과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시장성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명품 브랜드로서 그 명성을 더욱 드높이며 성장하고 있습니다.